유도 이준환, 세계 1위 누른 값진 동메달…“두번째 올림픽 땐 금 딸 것 ”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시야가 더 넓어졌으니, 다음 엘에이 올림픽 때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을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매트 위에서 세계 1위를 쓰러트리며 동메달을 따냈지만, 유도 선수 이준환(22)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는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준환(세계 3위)은 30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81㎏ 동메달 결정전에서 벨기에의 마티아스 카스(세계 1위)를 만나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혈전 끝에 절반을 따내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준환은 경기 초반 여러 차례 엎어치기로 선제공격을 시도하며 상대의 지도를 유도해나갔다. 카스의 강한 잡기와 배되치기를 여유롭게 풀어냈고, 끊임없이 상대의 빈틈을 노렸다. 

1분 정도를 남겨두고 지도를 받은 두 선수의 혈투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이준환은 시간이 흐를수록 카스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그리고 마침내 발뒤축걸기로 카스를 쓰러트리며 절반을 따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그는 매트 위에서 벅차오르는 감정을 눈물로 쏟아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금메달을 목표로 평생 열심히 훈련하면서 이날만을 위해 준비했다. 선수촌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에서도 이날만을 위해 열심히 했는데 그 과정이 떠올라서 울컥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준결승에서 아쉽게 패한 데 따른 아쉬움도 털어놨다. 그는 “금메달을 목표로 항상 살아왔기에 다시 4년을 준비해야 한다. 아직 제가 실력이 상대 선수보다 부족해서 동메달에 그쳤다. 다시 열심히 하겠다”며 다음 올림픽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준결승전에서 아쉽게 미끄러지기 전까지 이준환의 경기는 한판승 퍼레이드였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숙적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를 만나 아쉽게 져 동메달 결정전에 나서게 됐다. 타토는 올해와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이준환을 눌렀던 숙적이었다. 두 선수는 연장전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지만, 타토가 막판 안오금띄기로 절반을 따내며 이준환을 눌렀다.

한편, 여자 유도 63㎏에 출전한 김지수(세계 16위)는 이날 패자부활전에서 오스트리아의 루브자나 페오베사나(세계 10위)를 상대로 삼각조르기에 한판패를 당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재일교포 3세인 김지수는 2020년 재일교포 여자 유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처음 출전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57㎏에 출전해 16강전에서 탈락한 바 있다. 김지수는 경기가 끝난 뒤 아쉬움에 오열하며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